“10년째 제자리” 진폐 진단수당 현실화 촉구 목소리-강원도민일보(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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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제자리” 진폐 진단수당 현실화 촉구 목소리
각 정당 대선캠프에 건의서 전달
진단수당 100% 인상 내용 담겨
1970년부터 34년 간 정선 동원탄좌에서 광부로 일했던 윤병천(80) 씨는 진폐증 진단 검사를 해온 시간만 30여 년이 넘는다. 숨이 차기 시작한 1990년부터 검사를 시작했지만 이제까지 진폐장해등급을 받지 못했다. 그가 지급받는 정부 지원금은 2박3일 검사에 따른 진단수당 15만원(일일 5만원)이다.
오는 6·3대선을 앞두고 광산진폐권익연대를 비롯한 진폐환자 단체가 ‘진폐 진단수당 현실화’를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각 정당 대선캠프에 ‘제21대 대통령 후보자께 보내는 진폐정책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문에는 일일 5만원의 진단수당을 100% 인상해 일일 1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진단 수당은 진폐 진단을 받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근거하고 있다. 2010년 고용노동부장관 고시로 일 5만원으로 개정된 이후 변동이 없다.
진폐장해등급을 받지 못한 이들은 사실상 연 15만원의 진단수당 외에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윤 씨는 “몸은 아프고, 진폐 판정은 어렵다”며 “위험을 감내하고 광산에서 일했지만 정부마저 외면하고 있으니 힘이 쭉 빠진다”고 했다.
김순자(78) 씨도 “10년 동안 수당 변동이 없다”며 “우리는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1975년부터 1991년까지 22년 간 경석을 고르는 선탄부로 일했다. 가래가 끼는 증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진폐증 검사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밭에 일을 하러가도 하루 10만원을 받는다”며 “선거 때마다 이야기는 나오지만 바뀌지 않는다”고 수당 현실화를 촉구했다.
선탄부였던 홍두성(82) 씨 역시 30여 년 째 진폐증 검사를 하고 있다. 오는 8월 검진을 앞둔 홍 씨는 “숨이 차는 증상이 여전하다”며 “요즘에는 밭일도 못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당 현실화를 주장해온 성희직 정선진폐상담소장은 “수백억도 아니고 6~10억원의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사안인 만큼, 이번에는 수당을 인상해야 한다”며 “정부 의지의 문제”라고 했다. 진폐재해자 협회 등 관련 단체는 오는 21일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을 찾아 이같은 내용을 전하기로 했다. 이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