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기획특집 ]폐광지역 힘 산업전사들에게 희망을 2 산업전사위령탑, 의미를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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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기획특집]
폐광지역 힘 산업전사들에게 희망을 2
산업전사위령탑, 의미를 되새기다
▲ 산업전사위령탑
본지는 광산근로자 및 진폐재해자들을 위한 국가적 문화제 추진에 앞서 광산근로자들의 역사와 현황, 실태, 석탄박물관을 찾아보고, 위령제의 현재 모습, 지역 문화계 및 인사들과 전문가의견, 진폐단체연합회를 찾아 산업전사들을 위한 문화제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차례로 싣는다. 그리고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짚어본다.
이번 시간에는 2회에 걸쳐 황지동 산업전사위령탑을 찾아 위령탑의 현재 모습과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산업 전사(産業戰士)라 함은 농업ㆍ목축업ㆍ임업ㆍ광업ㆍ공업ㆍ운수업ㆍ서비스업 따위의 산업 현장에서 힘껏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는 백과사전에서 비롯됐다. 다른 이들이 말하는 산업전사(戰死)와 다른 개념이다. 문민정부 들어 산업역군(산업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우리나라 60~70년대 발전소 등 국가기간산업을 운영하기 위해 주로 석탄을 사용했으며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증기기관차도 50~60년대 운행됐었다. 그러한 석탄들을 캐내는 광부, 광산노동자들을 일컬어 산업전사들이라 했고 정부도 이들을 위한 각종 사업과 행정적인 측면에서 보조를 맞춰왔다.
▲ 지난해 10월2일 열린 순직 산업전사위령제
황지동 3-4(강원남부로 13)에 위치한 산업전사위령탑은 광산에서 석탄생산을 하던 중 사고로 순직한 광산근로자들의 위패(죽은 사람의 이름과 죽은 날짜를 적은 나무패)를 모신 곳이기도 하다.
위패(位牌)는 죽은 사람의 혼을 대신하는 것으로 여겨서 단(檀)·묘(廟)·원(院)·절에 모시며, 목주(木柱)·영위(靈位)·위판(位版)·신주(神主)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패는 종이로 만드는 신주인 지방(紙榜)과 달리 나무로 만드는데, 중국 주(周)나라 이래의 예를 따라 주로 단단한 밤나무로 만든다. 위패는 주신(主身)과 받침대[跗]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주신은 높이 약 25㎝, 너비 6㎝, 두께 2.5㎝ 정도의 크기이다.
상례 때 위패는 치장(治葬)의 단계에서 만들어져 검은 옻칠을 한 감실(龕室)에 안치, 빈소나 사당에 정중하게 모셔진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산업전사위령탑의 위패는 직종이 같고 계급을 달리 하지 않아 이름만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75년 11월 29일 준공된 산업전사위령탑은 현재 4,101위(2018년 10월 기준)의 위폐가 안치돼 있다. 탑의 휘호는 故박정희 前대통령이, 탑의 비문은 노산 이은상, 조각은 이운식 작가가 참여했으며 1975년 11월29일 제막했다. 위령탑 후면에 비문과 함께 세운 역사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이 탑은 박종성 강원도지사의 뜻으로 도 및 영월 정선 명주 삼척군비 8백만원과 광업인 성금 5백만원으로 세우다’라고 적혀져 있다. 위령탑 관리를 맡고 있고 사단법인 폐광지역 순직산업전사유가족협의회 박창규 회장은 “탑이 세워지기전 당시 박 대통령이 장성광업소를 방문해 순직 광부들을 위한 의식행사 등이 있냐고 묻자 아무도 답변하지 못했다 하여 크게 노하였고 이들을 위한 위령제라도 열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시초였다. 또한 초기에는 동력자원부(현재의 산업자원부) 장관이 제주로 참석해 치러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정부주도가 아닌 지방자치제에 따라 강원도와 태백시가 거행하고 있다. 도는 의식행사 예산과 담당국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 근로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에 국가지도자급(장관급)이 참석하지 않고 있음은 아쉬운 부분이다.

▲ 2017년 산업전사위령제 드론촬영
그래서 박창규 회장은 “故 박 전대통령이 태백을 방문해 산업전사를 위한 위령제라도 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직접 자신이 친필로 ‘산업전사위령탑’의 휘호를 전한 만큼 해마다 열리는 산업전사위령제에는 대통령이 오지는 못하더라도 근조화환이라도 위령제에 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면서 “이러한 순직자들의 위패가 모셔진 곳에 일년에 한 차례 밖에 열리지 못하는 위령제에 도지사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참고로 위령탑 후면에 있는 노산 이은상의 비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강원도는 오랜 옛날 예맥의 판도안에 속했던 때로 부터 우리 겨레의 조상들이 대대로 누려온 역사 깊은 고장이다. 태백산맥이 동해를 끼고 남북으로 뻗혀 등뼈를 이루고 결가닥지 태산 준령들이 고을고을 가로 세로 솟아 둘리어 풍경은 아름다운 체 주민의 생활은 가난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석탄, 철, 석회석, 중석, 모리부뎅, 창연, 흑연, 닉켈, 망강, 유화철, 고령토, 석면과 , 희유원소광 등 귀중한 지하자원들을 제 몸속에 지녔으며 특히, 석탄 생산량은 전국의 70퍼센트를 점령하고 있어 개발에 따라 오늘은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보고가 되었다.
그러므로 400개 광산 5만 명을 헤아리는 종업원들은 영광된 사명을 어깨에 메고 있는 고귀한 산업전사들이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그들 앞에 고개숙여 감사하는 것이다.
더우기 어두운 땅속 깊은 곳에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힘과 지혜와 용기를 다하여 피땀 흘리며 일하는 이들이라 전쟁터에서 싸우는 장병들과 더불어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하물며 거기서 일하다 불행히도 희생된 이들이야말로 나라 위해 생명을 바친 제물이라 순국의 뜻이 있는 것이니 우리 어찌 옷깃을 여미고 명복을 빌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랴.
강원도 안에 있는 여러 광산에서 희생된 산업전사들이 정부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못 1703명이요, 그밖에 생명과 내력을 알 길 없는 무명전사들까지 아울러 여기 그들의 영혼을 위로해 드리기 위하여 이 탑을 세우고 관민 전체의 힘과 정성을 뭉쳐 마음의 제사를 받드옵나니, 원혼들이여! 이 제사를 받드시고 명복을 누리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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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상 기자(chiak11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