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전사,성지화 그리고 정부-강원도민일보 2020.11.13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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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사,성지화 그리고 정부

황상덕 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장

▲ 황상덕 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장

과거 대한민국 대표적인 탄광도시였던 태백시에는 시내 중심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연화산 자락에 순직산업전사 위령탑과 진폐재해순직자 위령각이 자리하고 있다.

‘순직산업전사’라는 칭호는 1973년 대통령령으로 추서되어 사용되고 있다.위령탑 탑신 휘호는 박정희 대통령이 친필로 하사했고 강원도가 주관해 건립했다.위령각은 전국진폐재해자 협회가 설계비를 부담하고 강원도와 태백시를 비롯한 삼척시,영월군,정선군이 사업비를 부담하여 2003년 8월에 완공됐다.

위령탑에는 현재 순직산업전사 4108명,위령각에는 9680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즉,광산사고 및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분이 무려 1만3788명이라는 것이다.또한 현재 진폐 후유증으로 헐떡이는 숨을 참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분들이 태백근로복지공단에 등록된 수급권자만 3285명이고,이중 태백중앙병원에 입원 및 통원치료하시는 분이 264명이다.

과거 대한민국 정부는 석탄 광산 근로자들을 산업전사라 칭하며 강력한 석탄증산 정책 추진으로 65년 1000만t,67년 1500만t,86년부터 89년까지 무려 2400만t 생산을 독려했다.이러한 성과 뒤에는 1965년부터 1989년까지 탄광사고(채탄 현장)로 무려 3021명의 사망사고가 일어났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국가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현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일하시다가 매년 125명이 죽임을 당했고,특히 오일 쇼크가 발생한 1973년도에는 무려 307명이 희생됐다.

정부의 정책과 석탄광산 근로자들의 숭고한 희생과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고 특히 서민의 등을 따스하게 했으며 6·25 전쟁 후 벌거숭이 산의 산림녹화라는 엄청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정부는 석탄 산업이 많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위 ‘주유종탄’이라는 새로운 정책 즉,석유와 석탄의 경쟁력을 비교하여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폐광)을 추진했다.이로 인해 폐광지역이라는 신조어 탄생과 함께 그야말로 탄광 지역은 도시 공동화로 폐허가 됐다.이를 극복하고자 지역 주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이를 근거로 강원랜드를 만들었으나 각종 지표는 정부의 곳간만 채우는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미래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5·18 광주사태라 불렀으나 5·18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승화시켰고,제주 4·3 사건이라고 칭했으나 평화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역사라고 재평가했다.이제 폐광지역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을 건설한 산업현장이었다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법인 등기를 마치고 (사)석탄산업전사 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우리는 광산(석탄) 산업에 종사하시다 희생되신 분에 대한 추모와 명예회복 그리고 현재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숨을 헐떡이시는 분들에 대한 예우,폐광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산업 성지화를 위해 의미있는 첫 걸음을 시작 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에 간절히 호소하고 또 촉구한다.우선 매년 위령탑에서 개최하는 위령제를 정부 주도 행사로 진행하고 과거 정부의 강력한 석탄 생산 정책으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반성,그리고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을 위해 폐광지역이 아닌 산업 성지화를 위한 관련 법률 제정 등 구체적 실행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