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별기획으로 출발한 ‘아이뉴스가 만난 사람’이 지난해 5월 시작한 이후 해를 넘겼고 벌써 11번째를 맞이했다. 이번에는 폐광지역 진폐단체인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를 이끌고 있으며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상덕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 산업화의 성지인 이곳에 ‘성지화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2020년 제6회 진폐재해자의 날, 그리고 광부상을 추진하는 뜻을 이 글에 담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진폐재해자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진폐증의 폐질환이 있어 기저질환과 같다고 보면 된다. 황상덕 회장은 바로 이런 ‘진폐증’을 갖고 있는 진폐재해자들이 만약 코로나19로 감염된다면 일반인보다 악화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진폐협회 및 강원랜드 복지재단에 따르면 태백에 거주하는 진폐재해자는 1328명, 정선 629명, 삼척 618명, 영월 213명이며 또한 경북 문경에 581명, 충남 보령 530명, 전남 화순 346명 등 총 5240명이 이른다. 진폐증은 석탄산업 종사자들에게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석탄가루 등 분진으로 폐가 굳어져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몇몇 언론에서 이들에게 대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보도를 했고, 이를 접한 국민들이 최근 진폐협회에 마스크과 소독제, 생필품을 보내오는 경우가 많았다. 황상덕 회장은 “비록 이들의 상품규모가 적고 개수는 많지 않지만 우리 진폐환자들을 위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너무 감사드리고 잊지 않을 것이며 꼭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폐광지역 주민들의 염원이기도 한 성지화사업이 현안대책위원회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황상덕 회장이 부위원장 이면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성지화사업은 지난 2월27일 시장실에서 현대위 임원과 김길동 시의장, 류태호 시장이 한 자리에 모여 의논했다. 황상덕 회장은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이지만, 이번 성지화 사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바로 성지화 사업의 특별위원회 위원장 이기도 하다. 황상덕 회장(현대위)과 태백시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성지화사업을 들었다. 태백시가 추진하고 있는 ‘탄광산업 역사의 재평가와 탄광문화 발전을 위한 산업전사위령탑 성역화(성지화)사업 추진계획(안)’은 1975년 건립된 산업전사위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된 순직산업전사에 대한 명예회복과 탄광산업 역사의 재평가를 통해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공로에 대한 법령 제정 등 필요한 사항을 마련하는 것이다. 법률 및 문화적 방향으로는 먼저 산업전사위령탑의 국가주도 관리 및 산업전사위령제의 국가행사화 승격 추진이다. 그리고 탄광근로자를 ‘산업유공자’ 인정을 위한 산업전사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게 된다. 태백시는 국비 및 도비와 강원랜드가 도 및 시군에 납부하는 비용으로 추진하게 되며 위령탑 주변에 참배광장과 기념관, 역사관, 영상전시실, 탄광역사순례길 등의 시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담당 인력도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관계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5월중 설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추진하며 9월이후 실시설계를 위한 용역을 발주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황상덕 회장은 “우리 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를 비롯해 각 단체들이 산업전사위령제를 국가주관행사로 승격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염동열 의원도 위령제에 참석, 성지화 및 기념관 건립추진을 약속했다”고 했다. 그것은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2일 거행된 산업전사위령제에는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의 조화를 비롯해 김진태 염동열 국회의원의 조전(弔電),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대신해 김재은 석탄광물산업과장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을 했다. 황상덕 회장은 “지난해 위령제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석탄산업의 중심이었던 태백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성지다. 물론 도계와 사북 고한 영월북면 함백 등도 광부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다”면서 “국가발전의 초석이 된 순직산업전사들을 정부는 국가차원의 산업유공자로 인정해야 할 것이며 위령제 역시 국가적 차원의 추모 문화제로 확대하여 그 뜻을 기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태백시와 현대위가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만들어나갈지 기대된다. 다만 이를 폐광지역 전체의 숙원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영월과 정선, 도계, 화순과 문경, 보령이 공동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 ▲ 진폐재해자의 날 거리행진에 참여한 황상덕 회장 |
올해 진폐재해자의 날은 태백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최단체가 바로 한국진폐재해재가협회다. 물론 주관은 7개 협회가 참여하는 폐광지역 진폐단체연합회로 함께 행사를 만들어간다. 황 회장은 “오는 5월21일로 예정돼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행사일정의 변동은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연기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행사의 주요내용은 황지연못(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구체적인 문화행사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 5회까지 진행된 진폐재해자의 날은 그동안 정선군에서 열렸었다. | ▲ 지난해 10월16일 열린 협회 정기총회. 진폐단체 회장 및 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 |
황상덕 회장이 바라는 또 하나의 염원은 바로 지역에 ‘광부상’을 세우는 것이다. 국가 근대화의 초석이 됐고 석탄으로 한 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됐으며 서민들의 연료가 된 연탄생산지 폐광지역에 광부상 하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황 회장은 “이제부터라도 도비와 시비 등 예산을 들여서라도 광부들의 혼이 담긴 광부상을 세웠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백시청을 방문하는 진입로에 조성된 단순한 캐릭터 만으로는 석탄산업으로 이룬 태백시를 상징할 수 없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태백시청에 상징성 있는 광부이미지도 하나의 제안일 수 있다”며 진폐단체 회원들과 전현직 광부들의 뜻이 아닌 전 시민들의 염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상덕 회장은 아직도 배고프다고 한다. 할 일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최근에는 협회를 이끄는 것 보다 현대위 일과 광부상에 전념하는 만큼 더 앞장서 있다. 폐광지역 주민들의 염원인 성지화사업이 구체화되고 진폐재해자의 날이 태백에서 열리며 광부상이 세워지는 날 황상덕 회장은 큰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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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상 기자(chiak119@hanmail.net) 2020-03-26 오전 11:05:00 입력 |